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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disaster)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른다는 특성이 있다.
비행기 추락, 상선의 침몰, 건물의 화재 및 붕괴, 지질, 해일, 태풍 등 그 자연재해 및 인적재해와 같이 그 종류가 무수히 많다.
그런데, 이러한 재난 상황에 공통된 특징들이 있다.
바로, 대량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지진에 뒤이은 해일 피해는 수십 명을 넘어 수만 명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엄청난 자연재해며
건물의 붕괴로 인해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재난 상황에 대한 대비, 대응책의 설정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삼풍백화점 붕괴를 시작으로 재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으며, 사회적 자본을 투입하여 재난 상황을 대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시간에는 재난의 발생 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대량환자의 분류법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경제 원리와 마찬가지로 한정된 재화를 가지고 최대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선
이 '환자 분류법'이 꼭 필요하다.
한정된 의료 자원과 인적 자원을 모든 환자에 적용할 수 없으므로, 안타깝지만 도움을 주지 못하는 환자도 발생한다.
재난 상황 시 대량 환자(mass casualty)의 분류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SALT 법과
START 법 두 가지를 소개하겠다.
먼저 SALT 법은
Sort(분류하고)
Assess(평가하고)
LSI (Life saving intervention, intubation, needle Thoracostomy, etc)
Treatment, transport(처치와 이송)의 앞 알파벳을 따 만들 말이다.
쉽고 간단한 방법으로
먼저 Sort(분류) 하는 방법은, 일단 걸을 수 있는 환자는 한쪽으로 모는 것이다.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보통 활력 징후 및 의식이 있다는 말로써,
치료의 순위로는 가장 나중에 치료하거나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군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조금만 다쳐도 자신들을 봐달라고 하는 인간의 습성상
현장에 마련된 현장진료소에 입실시키지 않고 약간 떨어진 곳에 몰아놓는 것이 좋다.
이런 환자는 환자의 태그에 Green을 부착한다.
다음, 걷지는 못하지만, 팔다리를 흔들어보라고 명령해서 반응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명령에 반응하여 팔다리를 움직인다는 것은 의식이 있다거나 활력 징후가 어느 정도 유지될 확률이 높으므로,
치료는 필요로 하지만 우선순위로는 차순위에 위치하는 환자이다.
이런 환자는 환자의 태그에 Yellow 를 부착한다.
세 번째로는 걸을 수도 없고 팔다리를 흔들어보라는 명령에 반응하지 못하는 군들이다.
이 군은 치료의 우선순위로 삼아야 하는데, 호흡, 의식, 맥박 등의 활력 징후를 확인하여 명백한 사망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긴급하게 치료 혹은 병원으로 환자의 이송을 계획해야 하는 환자이다.
이런 환자는 환자의 태그에 RED를 부착한다.
만약 불행하게도 활력 징후 및 의식이 없는 환자의 경우 사망이 예견되거나 사망했음을 인정하고 더 이상의 추가 처치를 하지 않게 된다.
이런 환자는 환자의 태그에 Black을 부착한다.
위와 같이 분류가 끝났다면, 두 번째 단계인 Life Saving Intervention을 시행하게 된다.
숨을 쉬지 못하는 환자가 있는데 기도 삽관으로 숨을 쉴 수 있게만 하면 생존 확률이 있다, 이렇게 판단한다면, 기도 삽관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긴장성기흉의 경우 바늘흉관삽관술을 시행하여 흉곽에 가득 들어찬 공기를 빼냄으로써 심장에 가해지는 압력을 감압할 수도 있다.
이런 일련의 조치를 시행했지만, 반응이 없는 경우는 사망으로 간주하고 더 이상의 치료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다.
심폐소생술을 해야 하지 않느냐? 고 물으신다면 재난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원칙적으로 하지 않음을 알려드리겠다.
한두 명의 환자면 모르겠지만, 수백 명의 사상자가 있는 상황에서 의료진이 몇이나 한 사람을 위해 붙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치료할 수 있고 소생 가능한 환자 몇몇을 살리는 쪽으로 자원을 투입한다는 말과 같다.
LSI 이후 병원 혹은 현장 진료소에 이송하여 치료(treatment and transport)를 계획한다.
여기까지가 SALT 분류법이 되겠다.
다음으로 START 법은 간단히 말하면, 걸을 수 있는지?, 호흡 횟수가 얼마인지?, 혈액 순환이 잘되는지?, 의식 상태가 어떤지? 를 순서대로 판단하여 평가하는 것이다.
SALT 법과 마찬가지로 걸을 수 있다면 환자의 상태가 경증임을 시사할 가능성이 높기에 치료 순위에선 가장 나중으로 밀리게 된다.
호흡이 30회/분 이상, 말초 혈액 순환이 2초 이상 지연 시, 의식이 없을 시 긴급환자로 분류한다.
호흡, 말초 혈액순환, 의식 상태 등을 평가하여 전혀 반응이 없는 경우엔 사망 혹은 예견된 사망으로 분류한다.
이상 SALT, START 분류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세상의 어느 분류법도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과다 분류 혹은 미흡 분류의 가능성에 대해 항상 염두해야한다.
by 응급의학과 전문의 랑군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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