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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교육 이후 쏟아지는 질문들
심폐소생술 교육을 마친 후 교육 중 궁금했던 질문들이 쏟아집니다.
떠오르는 질문들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1. 쓰러진 사람이 여자여도 웃옷을 벗기나요?
답) 네, 벗겨야죠. 가슴 압박뿐만 아니라 자동제세동기 사용을 위해서라도 탈의하는 게 좋습니다……. 죽게 생겼는데 체면치레는…….
2. 가슴 압박하다가 갈비뼈가 골절되면 어떡해요?
답) 네, 골절될 수 있습니다. 뼈가 약한 할머니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그런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명백한 한가지 원칙이 있죠. 갈비뼈가 부러져도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 말입니다. 가슴 압박을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계속 부서지는 느낌이 든다면 가슴 압박 위치가 올바른지 다시 확인해야 하며 압박할 때 가하는 힘을 약간 조절하는 융통성도 필요합니다. 실제로 6cm 이상의 압박을 하면, 심장이나 폐가 손상을 입을 확률이 높아지거든요. 아무튼, 너무 깊이 눌러서 혹은 누르다 갈비뼈 손상이 의심된다면 약간 힘을 줄이거나 압박 위치를 조정하세요. 아, 그리고, 갈비뼈 골절은 심장이 제대로 돌아왔다면 나중에 수술 혹은 관찰을 통해서 치료하면 되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3. 가슴 압박만 알려주셨는데 호흡법은 안 알려 주시나요?
답) 기본 심폐소생술은 일반인과 의료인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의료인의 경우엔 심정지 상황에서 기본 심폐 소생술 시 mouth to mouth를 시행하도록 하고 있지만, 일반인의 경우엔 그렇지 않습니다. 이유는 일반인이 호흡법까지 기억하고 정확히 실행하기엔 한계가 있고 호흡법을 실행하려다가 가슴 압박을 지연 혹은 간과한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덧붙여, 사람이 심장이 마비된 후 약 10분 정도는 버틸 수 있는 산소가 몸에 남아있습니다. 그러므로 호흡보다는호흡 보다는 가슴 압박을 강조하는 것이지요.
4. 제세동기는 왜 사용하나요?
답) 심정지에 이른 사람을 발견한 후 꼭 하는 멘트가 있죠? 바로 119 신고와 자동제세동기를 가져다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119 신고는 이해하는 분이 많지만, 자동제세동기에 대해선 아직 생소하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쉽게 설명해드릴게요. 사람의 심장은 정상적이라면 쿵쾅쿵쾅 리듬에 맞춰 뜁니다. 물론, 격한 운동을 하는 경우엔 그 리듬이 아주 빠르겠죠. 하지만, 빨리 뛸 뿐이지 비정상적이진 않습니다. 그런데, 심정지 상황에 이르는 리듬들은 아주 비정상적으로 빨리 뛰거나 느리게 뜁니다.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만들어주지 않는 아주 악질적인 리듬이 발생하는 것이죠. 이 악질적인 리듬을 없애는 데에는, 맞습니다. 바로 자동제세동기의 몽둥이찜질이 약이 됩니다. 말을 안 듣는 아이에게 어쩔 수 없이 매를 대기도 하지만, 이 악질적인 리듬에는 반드시, 꼭, 필연적으로 ‘매’를 들어야 정상적인 상태로 돌릴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악질적인 리듬이 예를 들어 심실세동이라면, 제세동이 1분 늦어질 때마다 사망률이 10%씩 올라갑니다. 10분이 지나면……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뇌의 손상을 막을 수 없거나 죽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심정지 상황에서 자동제세동기의 적용이 반드시 강제되는 것입니다.
5. 5~6cm를 가슴 압박하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그 깊이를 아나요?
답) 알 수 없다…. 가 정답일 것입니다. 마네킹 혹은 가슴 압박을 측정하는 시뮬레이터 교육이 아닌 이상 압박 깊이를 환자 발생 현장에서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숙련된 의료진이라면 모르지만 말이에요. 그런데, 사람이 쓰러졌는데 깊이를 모른다고 가슴 압박을 안 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이 질문이 들어올 때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건장한 성인 남자와 여자의 경우엔 여러분들이 낼 수 있는 최대한 열심히 압박하라고 말입니다. 가슴 압박의 깊이를 알려달라니까 열심히 가슴 압박이나 하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 싶으실 겁니다. 그래도 제 답은 최대한 열심히 압박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병원에서 심정지 환자를 치료하거나 마네킹으로 실습을 하다 보면 의과대학 학생들 인턴 선생님들의 가슴 압박을 지켜봅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지적하는 부분이 압박의 힘이 약하니 더 깊고 강하게 누르라고 지시합니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 심폐소생술 상황이라면, 이런 상황이 더 빈발하게 일어나지 않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갈비뼈 혹은 복장뼈가 골절되는 느낌이 드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여러분들이 낼 수 있는 최대한의 힘으로 가슴 압박을 하는 것이 쓰러진 환자를 위한 최선 그리고 최고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상 심폐소생술 교육이 끝나고 난 뒤 들어오는 질문들을 정리해봤습니다.
by 응급의학과 전문의 랑군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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